
1. 미션: 백현진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내라
1999년 어느 날 김연두(노윤서)는 가게에 찾아온 남학생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연두는 미국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곧 출국해야 했습니다. 첫눈에 반하게 됐는데 이렇게는 떠날 수 없던 연두는 자신의 절친 나보라(김유정)에게 미션을 남기고 출국합니다. 그 미션은 바로 그 남학생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연두가 남기고 간 것은 그 남학생의 이름 '백현진'뿐이었습니다. 특명을 받은 보라는 백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를 합니다. 하지만 백현진의 곁에는 절친인 풍운호(변우석)가 함께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백현진과 같은 동아리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오디션을 봤지만, 어쩌다 보니 백현진이 아닌 풍운호와 같은 동아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보라는 백현진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가면서도 시선과 마음은 이상하게 풍운호를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수술을 받으러 간 연두가 돌아오고, 보라와 연두 사이에는 오해가 생겨 버립니다.
2. 1999년 두 소녀의 첫사랑
연두가 수술하러 가기 전에 말했던 백현진(박정우)은 사실 풍운호였습니다. 뉴질랜드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교복이 없었던 운호가 현진이의 교복을 입고 있었던 모습을 보고 연두가 첫눈에 반했던 것이었죠. 그렇게 보라는 현진에 대한 정보를 연두에게 전하면서 현진의 옆에 있는 운호에 대한 마음이 커져 갔던 것이었습니다. 반면 운호는 그런 보라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며 혼자 마음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동아리에서 보라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그 마음은 점점 커져 갔습니다. 결국 운호와 보라의 마음은 연결됩니다. 그러던 중 연두가 돌아오고 난 후 자신이 말했던 '백현진'이 풍운호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연두도 운호에 대한 마음이 커져 갔고 고백을 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보라는 연두의 사랑을 밀어주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포기하기로 결정하지만, 결국은 보라와 운호의 사랑이 이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영화 20세기 소녀의 전반적인 스토리입니다.
3. 풋풋한 첫사랑
영화 20세기 소녀는 고등학생들의 풋풋함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금사빠) 연두와 연두를 위해서라면 모든지 하는 사랑보다는 우정이 더 중요한 보라. 영화에서 이 둘을 보면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진짜 고등학생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른들의 연애처럼 깊게 생각하지 않고 서로가 생각하는 대로, 끌리는 대로 행동하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지어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보라와 운호의 사랑을 보며 서로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모습에 영화에 몰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라가 연두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안타까웠고, 운호와 잠시 이별할 때 오열하는 장면에서 왠지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슬프기도 했습니다.
4. 갑작스러운 전개
연두와 운호의 사랑은 계속 이어지지 않습니다. 운호가 다시 뉴질랜드로 떠나게 됐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후에 상대방이 떠나게 된다는 스토리가 영화에 극적인 효과를 넣기 위함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 중 후반쯤 됐을 때 운호가 뉴질랜드에서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두 사람의 잠깐의 이별을 위한 복선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됐어도 충분히 괜찮은 결말이었을 텐데 운호는 끝내 돌아오지 못합니다. 이것 또한 무엇을 위한 설정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보라가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된 후에도 운호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15년 이상의 시간 동안 그리워하기엔 추억이 없었고 고등학생의 풋풋한 첫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 그리워했다고 하기에는 스토리상 설득력이 부족했습니다.
5. 20세기 소년
영화 제목인 20세기 소녀는 보라의 운호에 대한 그리움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의 중심이 보라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다르게 생각해 보면 영화 스토리의 중심이 운호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운호가 보라에게 대신 빌려줬으면 했던 DVD를 성인이 된 보라가 다시 보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연두와 보라가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운호였고, 운호가 다시 해외로 떠나면서 보라의 그리움이 시작됩니다. 영화의 마지막까지도 운호의 고등학생 시절 보라를 향했던 마음과 시선이 나옵니다. 이렇듯 스토리의 중심이 보라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보라가 느끼는 운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기보다 고등학생 시절 풍운호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전달하고 싶어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제목을 20세기 소녀가 아닌 20세기 소년으로 했어도 영화 속의 그리움과 첫사랑의 풋풋함이 느껴졌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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