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분노의 추적
영화 브로큰은 동생이 죽은 날 밤의 진실을 추적하는 형에 관한 스토리입니다. 민태(하정우)는 잘 나가던 조폭 출신으로 동생인 석태를 대신해 감옥에 다녀오고 손을 씻습니다. 평범한 건설 현장 노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다 동생인 석태의 죽음을 듣게 됩니다. 왜 죽었는지 이유조차 몰라 무작정 동생이 죽었던 밤의 진실을 밝히기 시작합니다. 제일 먼저 석태의 아내 차문영(유다인)에게 전화를 하지만 받지 않습니다. 집에도 찾아가지만 난장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민태는 석태의 집에서 그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소설책 야행을 발견합니다. 몇 번 뒤적이다가 금방 내려놓습니다. 민태의 추적은 계속되었고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석태와 문영의 집에 있던 소설책 야행의 내용이 현실이 되었다는 것. 그 소설의 작가 강호령(김남길)이 차문영의 행방을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생을 죽은 범인이 문영임을 확신한 민태는 문영의 발자취를 치열하게 쫓기 시작합니다.
2. 설득력 부족한 호령의 행동
문영이 사라진 후 어느 날, 호령은 의문의 메일 한 통을 받습니다. 바로 문학 특강에서 만난 후 문영과 호령이 나눈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문영이 석태로 인해 불행해진 자신의 삶에 대해 털어놓은 것입니다. 호령은 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소설을 썼고 그것이 석태와 문영의 집에 있던 소설책 야행이었습니다. 호령은 야행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명예를 얻은 동시에 나락 위기에 빠져 버려 문영을 찾습니다. 영화만으로 호령과 문영의 관계를 납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작가로서 소재를 찾았고 그걸 소설로 썼을 뿐이었다면 면 호령은 민태에게 시치미를 떼고 모르는 척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호령과 문영의 관계가 문학 특강에서 만나 대화를 나눠 본 단순한 관계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 호령이 민태보다 문영이를 먼저 찾으려고 했는지에 대한 답변을 영화에서 얻을 수 없었습니다.
3. 특별출연한 형사들?
석태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형사들은 수사를 시작합니다. 영화 초반에 강력팀 형사 두 명이 석태의 집 앞에 잠복해 있기도 했고 석태의 집에 무단 침입한 호령과 그런 호령을 잡은 민태가 경찰서에서 간단한 조사를 받은 장면도 나옵니다. 중간에 강력팀 형사 한 명이 빠지고 마약팀 형사 한 명이 참여하게 됩니다. 마약팀 형사가 문영이 운영했던 노래방을 조사하던 중 문영과 호령의 인터뷰를 듣게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수사의 망이 점점 좁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정작 문영의 행방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영화에서 형사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의문만 남겼습니다. 스토리를 다채롭게 보이게 하기 위해 많은 인물들을 설정하다 보니 긴장감 없이 산만하게 극이 진행되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4. 알맹이 없는 스토리
영화 브로큰의 스토리가 동생이 죽은 날 밤의 진실을 추적하는 형에 관한 것이다 보니 민태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영화 초반에는 묵직한 사건과 갈등으로 관객의 시선을 끕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민태의 추적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하고 결국 표면만 스쳐 지나가듯 흘러갑니다. 앞서 말했듯 호령의 행동에 설득력이 부족한 것과 더해져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몰입했다기보다 멀찍이서 지켜보는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또한 영화의 결말은 관객들에게 허무함을 남겼습니다. 문영을 쫓던 민태가 맺은 결말도 아닌, 호령이 맺은 결말도 아닌 제3자가 맺어버림으로써 결말을 빼앗겼다는 느낌만 남았습니다. 겉은 화려했지만 속은 비어 있는 스토리로 공허함만 남긴 영화였습니다.
5. 어떤 의미의 브로큰
민태는 감옥에 갔다 온 후 손을 씻었지만, 여전히 조직 안에서는 전설로 남아 있고, 말 한마디에 따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의 힘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동생까지 받아준 조직이었기에 약간의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석태의 죽음의 끝에 조직의 보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믿음을 잃어버렸습니다. 영화에서는 민태가 가지고 있는 조직에 대한 믿음과 그 붕괴를 자세하게 보여 주지 않고 일부 다뤘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조직원들과 보스를 상대로 싸우고 터벅터벅 걸어 나가는 장면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석태를 대신해 감옥까지 갔다 왔다는 설정에서 석태는 민태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부서지고 민태에게는 앞으로의 삶은 보이지 않고 그저 문영의 행방을 찾는 것만 보입니다. 마치 자신의 전부를 잃어버리고 남은 것은 복수밖에 없는 사람처럼 폭력을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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